무상교육이라는 달콤한 말, 그 이면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사이버타임즈(cybertimes)=김재욱 영상전문기자

오늘의 칼럼 주제는 ‘무상교육’이다. 무상이라는 단어는 얼핏 들으면 매우 긍정적으로 들린다. 비용 부담 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단어를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의외로 역설적인 측면을 발견하게 된다. 무상이라는 표현 속에는 사실 하나의 중요한 전제가 숨겨져 있다. 누군가가 대신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상이란 결국 지자체나 국가가 비용을 지원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 비용의 출처는 결국 국민의 세금이다. 즉 무상이라는 표현 뒤에는 국민의 혈세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따라온다. 이 세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해야 낭비가 되지 않고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이번 칼럼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동시에 빈부 격차가 적지 않은 사회이기도 하다. 경제적 여건 때문에 교육 기회를 얻기 어려운 계층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일정 수준의 교육 지원 정책은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지원’과 ‘남발’의 경계다. 정책이 필요한 곳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인기나 행정 실적을 위해 확대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각 지자체는 국가로부터 예산을 배정받는다. 이 예산은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라 해당 지역이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바탕으로 책정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예산이 항상 효율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무상’이라는 이름을 내세운 정책이 포퓰리즘적인 퍼주기 정책으로 보이기도 한다.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AI 관련 무상교육 정책도 이러한 논쟁의 중심에 있다. 교육비는 물론 교재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취업 알선까지 지원하는 방식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매우 파격적인 정책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과연 이러한 방식이 실제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교육인지에 대한 문제다.

교육이란 단순히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해서 성과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교육의 목적은 결국 사람을 성장시키고 실제 사회에서 활용 가능한 역량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비가 전액 무료가 되는 순간 교육에 대한 책임감이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교육을 제공하는 기관도, 교육을 받는 사람도 결과보다는 참여 자체에 의미를 두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무상급식 논란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 무상급식 자체가 문제였다는 것이 아니라 관리와 품질의 문제였다. 일부 지역에서는 식재료 품질 논란과 위생 문제가 발생하며 사회적 논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나랏돈으로 운영되는 사업일수록 오히려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만약 경쟁 입찰과 품질 평가를 통해 공급 업체가 선정되고 위생 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졌다면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계약이 취소되거나 입찰 자격이 박탈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훨씬 엄격한 품질 관리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문제는 무상이냐 유상이냐가 아니라 운영 방식과 책임 구조다.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전액 무료 교육이 늘어나면 교육의 질이 유지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무상이라는 이유로 참여자가 늘어나고 교육 프로그램이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실제 취업이나 산업 역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정책은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끝날 수 있다.

심지어 무상교육이 확대될 경우 일종의 ‘교육 쇼핑’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과거 1세대 실손보험에서 나타났던 과잉 이용 사례처럼 비용 부담이 없기 때문에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전전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교육의 깊이가 만들어지기 어렵다.

그래서 무상교육 정책은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차라리 일정 부분의 교육비를 지원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육비의 40%를 지원하거나 저소득층에게는 70%까지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런 구조라면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면서도 참여자의 책임감을 유지할 수 있다.

교육 정책은 단기적인 인기 정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투자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책일수록 더 신중한 설계가 필요하다. 무상이라는 단어가 주는 달콤함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그 정책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무상교육은 분명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교육이 무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교육의 방향과 효율성이다. 결국 국민의 세금이 사용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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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 / 영상전문기자 · 스틸라이프필름 대표 시흥을 기반으로 영상 저널리즘과 영상 제작을 병행한다. 사이버타임즈 영상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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